기업분할은 크게 인적분할 물적분할 두 가지로 나뉩니다. 쉽게 말해 인적분할은 수평 분할로 기존 사업부를 새로운 기업으로 신설하는 것이고, 물적분할은 수직 분할로 기존 사업부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인적분할
기존 기업의 사업부를 분리하여 새로운 기업을 신설하는 방식의 기업분할을 인적분할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새로운 기업을 신설하는 것이므로 수평적 분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때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기존 주주들은 새로운 기업의 주식을 기존 기업-존속 기업-의 지분만큼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이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인적분할 후 새롭게 설립된 기업은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식 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자금을 조달받고,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저평가된 사업의 가치가 상향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합니다. 단,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사업 모델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수직 계열화가 적용되어야 시너지를 발휘하는 사업은 인적분할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인적분할은 새로운 기업이 신설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지배 구조가 재편되므로 연계되었을 때 효율적인 기존 사업 구조가 붕괴하면서 사업 모델의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전혀 다른 사업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인적분할하여서 한 사업을 한 기업으로 분리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장점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새롭게 신설되는 기업의 주식을 받을 수 있으며, 대주주들은 소액 주주들에게 기업분할 동의를 구하기 좋습니다.(물적분할 대비) 더 나아가 사업부가 분리된다는 것은 좀 더 세밀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B 사업부가 향후 미래가 좋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A 기업의 C 사업부는 미래가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가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B 사업부가 매력적이긴 하나, C 사업부 때문에 쉽게 투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A 기업이 B와 C 사업부를 인적분할하여 나눈다고 공시한다면, 투자자는 매력적인 B 사업부에 세밀한 투자가 가능해집니다.
단점
지배구조 재편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오는데, 이는 항상 이상적인 결과만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지배구조 재편에 실패하여 본래의 가치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더 나아가 기업의 지분이 분할되는 것이기에 인적분할 공시가 뜨면 단기간에는 주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론상 펀더멘털-기업 가치-의 변화는 없으나, 기업이 분할되므로 밸류에이션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는 하락할 수도, 상승할 수도 있기에 양날의 검입니다.
주가 영향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인적분할 공시가 뜨면 주가가 하락합니다. 그 이유인즉슨 인적분할은 기업분할이고, 기업분할은 기업을 쪼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쪼개진 조각에 대한 지분을 받을 수 있으나, 기업을 주식 시장에 상장하면서 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에 무조건 긍정적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 가치가 상향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지배구조 재편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오고, 사업부를 더 세밀하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기업분할을 하는 근본적 이유인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 기업에 사업부가 뭉쳐진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로 되돌아옵니다. 따라서 인적분할이라고 나쁘게 볼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지 먼저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본인이 원래 이 기업을 왜 투자한 것인지 다시 상기시켜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실제 사례
인적분할의 사례로는 미국의 통신 기업 At&t를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T-At&t의 티커-는 미디어 사업-워너 브라더스-를 인적분할하였습니다. 인적분할된 미디어 사업은 디스커버리랑 합병한 후 상장되었는데, T의 기존 주주들은 WBD-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티커-의 주식을 1 : 0.24, 즉 T 주식을 한 주당, WBD의 주식 0.24주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 디스커버리랑 합병하여 상장했으므로, 분할 합병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예시가 적절하고, 최근에 발생한 일이기에 적정한 예시라고 생각하여 인적분할 실제 사례로 꼽았습니다.
- 참고 자료 : At&t의 WB 분사 공시 자료
물적분할
기존 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채로 새로운 회사를 신설하는 방식의 기업분할을 물적분할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이기에 수직 분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100% 지분을 보유한 것이므로 기존주주들에게 추가 발행되는 주식은 없습니다.
간혹 물적분할 후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주로 후진적인 경제관념을 가진 국가에서 발생합니다. 물적분할 후 상장하겠다는 것은 자금은 자금대로 조달받고 싶고, 지배권은 지배권대로 행사하고 싶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행위가 선진금융시장에서 이행되면 그 기업은 엄청난 압박(소송과 조사)에 시달릴 것입니다.
물론 선진금융시장 역시 물적분할 후 상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선진금융시장은 후진적 자본시장처럼 막무가내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텔(INTC)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텔은 모빌아이(MBLY)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상장했지만,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모빌아이(MBLY)의 아주 적은 지분을 분할하여 상장했고, 상장받은 자금은 인텔의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공정 기술)에 투자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주주부터 소액 주주까지 이해관계가 맞으면, 물적분할 후 상장 역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장점
물적분할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자회사로 분리되었다고 하더라도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므로 이론상 기업의 펀더멘털 변화는 없으며, 투자자들의 초기 투자 아이디어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더 나아가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편되고 운영 효율성이 증대되면서 기업의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단점
물적분할은 불안정성이 증가합니다. 분리된 자회사가 언제 상장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A 기업의 B 사업부를 보고 투자했다고 가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자하자마자 A 기업이 B 사업부를 물적분할 형태로 분리했습니다. CEO는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하지만 전례를 보면 이 기업이 물적분할 후 상장한 사례가 몹시 많았습니다. 그럼, 당신은 마음이 편안한가요? 불안한가요? 더 나아가 상장되면 곧바로 새로운 신규 자본이 들어오면서 처음 투자 아이디어와 지분이 상당 부분 희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기에 소액주주 입장에선 차라리 신규 주식이라도 받는 인적분할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주가 영향
이론상 물적분할은 펀더멘털의 변화가 전혀 없습니다. 인적분할은 기업의 분할되어 새로운 기업을 창설하지만, 물적분할은 100%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기 때문입니다. 단, 분리된 사업부가 언제 상장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기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기업의 주가는 하락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분리된 사업부가 실제 상장된다면, 지분이 상당 부분 희석되므로 주가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인텔의 물적분할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실제 사례
물적분할의 대표적인 사례는 카카오와 LG 화학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물적분할하였고, LG 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하였습니다. 물적분할에만 끝이 났으면 상관이 없으나, 이들은 전부 분할 후 주식시장에 상장하였습니다. 앞서 말했듯 물적분할 후 상장하는 이유는 자본은 자본대로 조달받고, 지배권은 지배권대로 행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주주부터 소액주주 간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면 문제가 없으나, 위 예시는 철철이 소액주주를 무시한 채 진행된 결괏값입니다. 이러한 행보가 지속되다 보니 투자자들은 물적분할 공시만 떠도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 금융시장이 선진화되어갈수록 이러한 사례들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만큼이나 물적분할 후 상장을 잘하는 국가는 인도입니다. 두 국가의 공통점은 후진적 자본시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적분할 물적분할 결정 요인
인적분할 물적분할의 개념과 장단점을 보다 보면 ‘주가에 별로 좋은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왜 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분할은 기업의 향후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며, 실제 기업분할을 통한 사업 구조 재개편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한 사례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햄버거 집과 피자 집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고 가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햄버거집과 피자집은 같은 요식업임과 동시에 고객층도 비슷하기에 같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햄버거집과 스마트폰 제조업을 동시에 운용한다고 가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둘의 상관 관계는 피자집과 햄버거집 예시에 비해 떨어집니다. 이런 경우 햄버거집 또는 스마트폰 제조업은 분리하고 하나를 정리하거나, 동업자를 구해서 분리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이처럼 분할을 결정하는 요인은 기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주주들을 배신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적분할 물적분할 어떤 것이 더 유용한가?
수직계열화했을 때 사업적 시너지가 발생한다면 물적분할이 더 좋습니다. 반대로 사업이 동떨어져 있거나, 수평적 계열화를 했을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면 인적분할이 좋습니다.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햄버거집과 밀가루집이 있다고 가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햄버거집은 밀가루집에서 좋은 밀가루를 저렴한 가격에 공수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수직계열화가 좋을까요? 수평적 계열화가 좋을까요? 당연히 수직계열화입니다. 밀가루집은 안정적인 고객이 생기고, 햄버거집은 안정적인 공급처가 생깁니다. 더 나아가 햄버거집은 밀가루집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밀가루를 공수 할 수 있으므로 다른 햄버거집 대비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가격을 동일하게 한다면 마진율이 더 높아집니다.)
반대로 햄버거집과 국밥집이 있다고 가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정 상관관계는 존재하지만, 완벽하게 동일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햄버거집과 국밥집을 따로 분리하여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까요?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까요? 답은 전자입니다. 본인이 더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고, 잘 모르는 분야는 매각하거나, 잘 아는 사람을 데려와 운영하게 하면 됩니다. 즉 이런 경우에는 수직계열화보다 수평적 계열화가 더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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